티스토리 뷰

반응형

 최근에 이사할 일이 생겨서 정말 바쁜 한 달을 보냈다. 학교 근처에서 자취할 때부터 발품을 팔아가며 직접 원룸을 구할 때도 그랬고 지금의 아파트 이사도 별반 다를 바가 없이 고되고 힘들다. 물론 많은 금액을 투자하면 좋은 집을 구할 확률이 높아지지만, 우리는 항상 적당한 예산선에서 타협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정한 원칙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을 정해놓고 일정한 점수를 넘는 항목만을 추렸다. 앞으로 이사할 일이 많은 대학생들이나 사회초년생들에게 나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면서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먼저 나는 넓은 평수보다는 신축에 깔끔한 풀옵션을 선호하는 편이었다. 그리고 오토바이 소리, 술먹은 행인들의 소리 같은 잡다한 소음이 없는 조용한 곳을 선호했다. 아무래도 점점 세대가 갈 수록 이런 추세여서 그런지 정말 좁디좁은데 규격화된 스펙으로 지어놓은 쌍둥이같은 원룸들이 많은 편이다. 어디서 누가 한 사람이 설계한 것만 같은 똑같은 모습이라 크게 다를 바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하루 이틀 살 것도 아니고 최소 계약 단위인 2년 정도는 살 것임을 감안할 때 모든 것을 다 고려해 봐야 한다.

 

  1. 통풍 (냄새, 습도, 곰팡이)
    창문이 하나라도 창문 크기가 비교적 크다면 잘 될 수 있다. 방 안의 창문이 작거나, 화장실에 환기구나 작은 창문이 없다면 냄새가 돌고 돌아 계속 머물 가능성이 있다. 그럼 냄새도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습도 조절도 제대로 되지 않아 곰팡이가 쉽게 필 수 있다. 단열재 같은 마감을 잘하면 상관없으나, 그래도 비교적 창문도 넓직하고 만약 앞 뒤로 창문이 있다면 금상첨화. 물론 화장실의 환기구로 담배냄새가 올라올 수 있으나, 그건 여기서 고려할 수 없는 사항이다.
  2. 채광
    1번과 연계되는 내용이지만 악취와 곰팡이 발생 여부와도 관계된 내용이고, 사람마다 다른데 나는 아침에 태양이 떠야 하루가 시작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꼭 채광을 2순위로 선정했다. 사람이 햇빛을 안 보면 정말 무기력해진다. 몇 달간 고시원에 산 적이 있는데, 자연스럽게 생활 리듬도 깨지고 쉽게 졸려서 만성 피로같은 느낌에 정신 못 차렸던 기억이 난다.
  3. 화장실
    화장실이 얼마나 깨끗한지 확인하면 그 집의 전체적인 청결함을 알 수 있다. 환풍구 상태나 변기의 오염 여부, 그리고 변기가 정말 오래되었으면 쉽게 막히고 아래층까지 물이 샐 수 있다. 또 청소를 오랫동안 안 했으면 기존에 인테리어 되있는 항목들이 쉽게 녹이 슬거나 나무가 썩어 있기도 하다. 정말 맘에드는 집인데 화장실만 맘에 안들면 집주인은 사용이 가능한 수준까지 원상복구 시켜줄 의무가 있으니 맘에 안드는 부분은 입주 전에 새 것으로 교체해 주도록 요구하자.
  4. 물새는곳
    당연히 이런 집이 요새 있기 힘들지만, 특히나 오래된 집일 수록 결로현상이라든지 글루건으로 마무리가 미흡하면 바닥에서 물이 올라오거나, 천장에서 물이 샐 수도 있다. 나는 적당히 오래된 집을 선호하는데, 그 이유로 새집증후군이 없고 적당한 가격에 좀 더 넓은 평수를 얻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방음도 오래된 집에서는 그렇게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5. 청결(벌레)
    이건 어떻게 직접 물어보지 않는 이상 알 방법이 없지만, 그래도 주변 환경이 음식점이 많다던가,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공간이 너무 가깝다던가 하는 항목으로 살펴볼 수 있다. 혹은 집 주변에 개미가 많으면 바퀴벌레나 다른 해충이 살 수 없다는 얘기도 있다. 세스코 같은 해충 처리 업체 여부도 살펴볼 수 있고, 집 근처에 화단이 사람 손을 안 탄 상태로 오래 있으면 또 문제가 많을 수도 있다.
  6. 수도꼭지+수압
    이건 나는 그렇게까지 중요한 항목은 아닌데, 또 수압이 너무 낮으면 겨울철에 너무 고생할 수도 있고 변기물 내리다가 막히기 쉬우니 꼭 살펴보는 항목이다. 화장실과 싱크대에서 꼭 수압이 너무 낮지는 않은지 살펴본다.
  7. 방음(옆방과의 소음, 층간소음)
    정말 오래된 건물이나 아예 정말 최신 건물은 방음이 그나마 잘 된 편인데, 애매하게 신축인 건물일 수록 이런 방음관련 문제가 많은 편인 것 같다. 주위의 건물과 비교해 볼 때 건물 안에 호실이 얼마나 되는지, 정말 타이트하게 지어졌는지 혹은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아래층 윗층이 가까운건 아닌지 살펴보는 수밖에 없다. 건물주나 나가려는 세입자들은 이런 언급을 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니면 근처 학교 커뮤니티나 솔직한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기대는 수밖에 없다. 아니면 건물 안에 혹시라도 층간소음과 관련된 경고문이 부착되어 있으면 조심하도록 하자.
  8. 쓰레기처리 방법
    기존에 살던 곳은 분리수거를 알아서 해주는 곳이었는데, 새로 이사온 곳은 정말 꼼꼼히 직접 분리수거를 하도록 유도하는 편이다. 조금 귀찮더라도 분리수거를 직접시키고,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공간을 따로 분리한 곳이 좀 더 청결하고 벌레도 덜 꼬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9. 방범(CCTV, 도어락 상태)
    이건 두말 할 필요도 없이 정말 중요한 항목 중 하나지만, 집을 선택하는데 필수적인 조건은 아니니 후순위 항목으로 분류했다. 요새는 중앙 현관에도 따로 CCTV랑 카드키로 통제하는 곳이 많기도 하다.
  10. 소음(주변 술집, 가게 유무)
    정말 소음에 민감한 편이라면 주변에 술집이나 새벽까지 영업하는 치킨집 같은 곳은 피하도록 하자.
  11. 접근성(정류장, 슈퍼, 약국, 직장)
    지하철, 버스정류장, 편의점, 약국, 학교, 직장, 헬스장 등 정말 내가 필요한 시설과의 거리가 최소 5분은 넘지 않도록 한다. 제 아무리 차, 자전거, 전자 킥보드 등을 소유하고 있어도 심리적인 거리감이 너무 멀면 덜 이용하게 된다.
  12. 크기 최소 몇 평
    크기는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으로 최소한의 크기는 개인마다 다르다. 심리적으로 어느정도 평수 이상이 나오지 않는 공간은 사람을 짓누르기 마련이다. 사람이 사는데 필요한 세가지 요소를 의식주라고 부르는데, 나는 주식의라고 바꿔 부르고 싶다. 옷은 얼마간 없어도 사는데 지장이 없지만 사는 곳이 정말 맘에 안들고 좁고 비참할 수록 사람 사는 기분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 아무리 전세나 월세를 살아도 그 집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밥 먹을 걱정보다 집 걱정부터 들기 마련이다.
  13. 풀옵션(밥솥, 침대, 책상, 세탁기, 냉장고, 가스렌지, 정수기)
    요즘 젊은 세대들은 최소한 어느정도 빌트인 Built-in 옵션이 갖춰진 집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월세든 전세든 이런 옵션은 거의 최소 옵션으로 갖추고 있기 때문에 따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자 후순위로 두었다.

 

 혹시라도 사회 초년생인 대학생이나 예비 대학생, 한국에 처음 온 외국인, 세상 물정 모르고 자랐는데 새로 집을 구해야 하는 사람 모두에게 이런 항목들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상 최근에 이사할 일이 생겨서 정말 바쁜 한 달을 보냈다. 학교 근처에서 자취할 때부터 발품을 팔아가며 직접 원룸을 구할 때도 그랬고 지금의 아파트 이사도 별반 다를 바가 없이 고되고 힘들다. 물론 많은 금액을 투자하면 좋은 집을 구할 확률이 높아지지만, 우리는 항상 적당한 예산선에서 타협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정한 원칙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을 정해놓고 일정한 점수를 넘는 항목만을 추렸다. 앞으로 이사할 일이 많은 대학생들이나 사회초년생들에게 나의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면서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혹시라도 사회 초년생인 대학생이나 예비 대학생, 한국에 처음 온 외국인, 세상 물정 모르고 자랐는데 새로 집을 구해야 하는 사람 모두에게 이런 항목들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상 발품을 팔면 팔수록 더 좋은 집을 구할 확률이 높다. 직접 원룸이나 공동주택의 관리인 전화번호를 구해서 남는 방 여부를 물어보면, 현재 나와있는 물량보다 미래에 나올 물량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요즘 하도 시절이 흉흉해서 차익거래를 노리며 여러채를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투자자가 잠적해버려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 분들이 보증금 사기를 많이 당했다고 하는데 최소한 우리가 할 것은 해야한다. 계약전에 동사무소에 가서 집주인의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고 건물과 관련해서 채권이 어느정도 설정되어 있는지, 즉 빚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고 과도한 대출을 받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다. 계약 이후에는 전입신고하면서 확정일자를 신청해서 내가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보증금은 확보해 놓는 것이 좋다.

반응형
댓글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