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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두부터 결론을 적어보자면 디아블로4는 그럭저럭 잘 만든 게임은 맞지만 기대했던 것만큼은 절대 아니다. 아직 베타 버전이고 정식 출시까지 3개월 정도 남아있긴 하지만 드라마틱하게 변할 것 같지 않고 세세한 마무리 작업들이 남아있지 큰 틀에서의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처음 켜자마자 받은 느낌은 이거 PC게임이 아니다는 느낌이다. PC 뿐만 아니라 콘솔과 모바일까지 크로스 플랫폼을 염두에 두고 만든 티가 UI에서 티가 많이 난다. 배경, 캐릭터 묘사 등등은 또 꽤 괜찮은 그래픽 퀄리티를 보여주지만 스킬 이펙트 같은 것이 좀 부실하고 몇 개의 패턴은 기존 시리즈들에서 복붙해온 것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 게임이 어떤 유저층을 붙잡을 것인가를 따져보면 기존에 한국 RPG를 주름잡던 메이플 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로스트아크 3대장과 점유율 면에서 1% 이상 겹치지 않을 것이다. 잠깐 단기적으로는 오픈빨 때문에 몰릴 순 있어도 사람들이 이 게임에 3개월 이상 몰입할 것인가는 아직 의문이다. 디아블로4에서는 디아블로 이모탈의 향기가 50%, 디아블로3가 30%, 나머지는 POE, 로스트아크 등등 다른 RPG게임의 향기가 20%정도 난다. 베타테스트를 해보신 분들 대부분이 이 게임 이모탈 느낌 많이 난다고 말한다. 이모탈처럼 일일숙제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주간 단위의 리셋 형태로 보인다. 디아블로2의 분위기는 조금 가져왔지만 팬들이 원하는 그 다크함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전투 이펙트와 전투 메카니즘이 발전하기 보다는 정체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POE를 플레이하지 않았지만 복잡한 스킬트리같은 것을 차용한 점들이 보이고 이후에 정복자보드와 아이템등을 이용해 다양한 빌드를 추구하는 점이 비슷하다고 한다. 디아블로4만의 느낌을 가지려면 만렙이후 펼쳐질 엔드게임 컨텐츠가 차별화가 있어야 겠다. 그래서 그 유저층을 요약하자면 디아블로3와 디아블로 이모탈의 유저들과 상당 부분 겹칠 수는 있어도 메던로와는 다른 길을 갈 것 같다.

 

 그럼 이 게임이 재미있는가? 물어본다면 재미는 있다. 본래 파밍 게임으로서 셋팅을 맞추기까지 아이템 드랍으로 구성하고 스킬 셋팅으로 빌드업하는 그 과정이 디아블로3와 POE의 장점만을 그대로 가져온 느낌이다. 새롭다는 느낌보다는 이전에 해봤으니까 아는 맛이라는 것이다. 이 직업은 이런 셋팅으로 가야겠다 혹은 이 직업의 제일 좋은 셋팅은 이것 아닐까? 와 같은 무수한 인벤 머법관들의 끝나지 않는 토론이 재밌을 것 같다. 현재 좋지 않은 민심이 돌아오기 쉽지 않겠지만 오픈만 해서 정상적인 서비스를 이어 나갈 수 있다면 재밌다고 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양은 낮아서 접근성이 좋다. GTX 960이나 1060으로도 돌아간다는 소리도 있다. PC방 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많이들 플레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오픈월드가 디아블로에서는 처음이지만 나름대로 잘 녹여냈다고 본다. 지나가던 사람들과 자동적으로 파티가 맺어지고 기여도가 없어도 템이 드랍되는 신기한 시스템이 있었다. 또 필드보스가 새롭게 생겼는데 아직은 액트1만 공개되고 전체의 18%만 나왔지만 앞으로 더 많은 컨텐츠들과 함께 다채로운 필드 보스가 등장할 예정이라 더 기대가 된다. 근데 다시 말하면 오픈월드가 아니었다면 마을에서의 렉도 좀 줄었을 것이고, 필드에서의 몹 밀도도 더 높았을 것 같다. 밀집도가 너무 낮다보니 약간 휑한 느낌이 든다.

 또 은근히 맵이 작은 것 같으면서도 큰 느낌이 드는 이유가 웨이 포인트도 많은 것도 아니고 은근 적고 듬성 듬성 있는 느낌이다. 전체 맵을 다 탐험하고 릴리트 석상도 찾고 하려면 왜 이렇게 넓고 길이 막혀있고 맵이 복붙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특히 이런 복붙한 느낌이 던전이나 맵 구성, 보스몹, 정예 등등 계속 하다보면 자꾸 드는데 나만 그런건 아닌 것 같다. 디아블로3에서는 대균열 입장시 랜덤한 맵 구성과 몹 구성으로 인해서 했던 것 또 해도 약간은 새로운 느낌을 받는데, 디아블로4에서는 그냥 던전이나 정예가 아예 똑같다. 약간 아이디어를 새롭게 짜내기 보다는 보스 스킬들의 전작부터의 재탕이 있고, 보스 자체의 재탕이 심하다.

 

 앞서 말했다시피 디아블로는 파밍 게임이고 파밍이 완료 된 순간부터 급 노잼이 시작되기 때문에 시즌제에 걸 맞는 게임이다. 하지만 시즌제로 하기에는 디아블로4는 많은 내실을 필요로 한다. 디아블로3까지는 본 적 없던 릴리트 석상, 뷰 포인트 등등 로스트아크에서도 호불호가 매우 강한 모험의 서 컨텐츠가 디아블로에서도 그것도 시즌제에서 매 시즌마다 해야된다니. 이 내실에서 스킬 포인트도 주니까 안 할 수도 없고 어떻게 개선되서 나와야 될 것 같은 부분이다. 부 캐릭터와 공유가 안 되는 부분도 많고 각 직업마다 직업 효과가 따로 있어서 정말 하드하게 즐기시는 분 아니면 대부분 극엔드까지 파밍은 잘 안할 것 같다. 또 쓰던 스킬, 쓰던 옵션, 자주 나오는 옵션만 쓰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말 원하는 셋팅을 하기에는 많은 노력과 운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바바리안, 소서리스, 로그 셋 직업에 대한 판단은 아직 너무 이른 것 같다. 하지만 직업별로 단계별로 육성의 난이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바바리안의 직업 효과가 나오지 않아서 모르지만 초반 육성 난이도는 바바리안이 제일 힘들었다. 그렇다고 로그가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바바리안이 제일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소서리스는 히드라만 나오면 육성 난이도가 너무 쉬워진다. 체라소서도 레벨링할 때 강력한 모습을 보여준다. 직업 효과가 아직 활성화 안 되는 직업도 있어서 판단하기 이르다. 전체적인 타격감은 나쁘진 않다. 심지어 마법사도 약간의 타격감은 있다. 모션 자체보다는 사운드 이펙트에서 그런 힘이 있다.

 슬슬 말을 줄이며, 전체적인 퀄리티가 많이 아쉽다. 디아블로3, 오버워치3, 배틀그라운드, 시티즈 스카이라인, GTA5 이후 오랜만의 PC 패키지 게임 구매였는데 너무 아쉽다. 굵직한 IP를 가지고 더 잘 할 수 있을 만한 회사가 좀 더 힘을 안 낸 것 같다. 가격은 왜 이렇게 또 비싼건지 이해를 전혀 못하겠다. 블리자드 노스의 느낌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새로운 느낌이나 강한 끌림이 없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아는 맛이라 그런 것 같다. 그냥 적당히 시간 떼우고 즐기려면 즐길 수 있는데 너무 아쉬운 기분은 어쩔 수 없다.

 

 마지막으로 디아블로3, 디아블로 이모탈 재밌게 했던 사람에게는 디아블로4를 추천할 수 있다. 다만 POE와 디아블로2를 재밌게 했던 사람에게는 추천하기에는 약간 애매하다. 오로지 쌀먹만을 위해서 플레이하기에는 애매하다. 왜냐하면, 전설 추출까지는 거래 가능하지만 기본적인 것만 거래하는 느낌이고 엔드템을 거래할 순 없기 때문이다. 메이플 스토리, 던전 앤 파이터, 로스트아크를 하던 분들에게는 추천하기가 애매하다. 장르가 비슷하면서도 결이 다른 느낌이다. 디아블로 이모탈처럼 엔드컨텐츠에 과금요소를 집어넣고, 배틀 패스에 입장권을 넣고, DLC에 필수 파밍 요소를 넣지는 않을 거라 믿는다. 그렇다면 디아블로4는 하드한 유저도 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라이트한 게임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디아블로3에서의 무제한 정복자 레벨링도 이번에는 총합 100레벨 까지로 제한한 것으로 보이고, 파밍요소 외에도 즐길 거리는 넣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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